티스토리 뷰

빙하가 녹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장면을 떠올린다.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무너지듯 사라지고, 그 물이 한꺼번에 바다로 쏟아지면서 해수면이 급격히 올라가는 모습이다. 뉴스 화면이나 다큐멘터리에서 반복적으로 보아온 장면들이 이런 이미지를 강화한다. 그래서 “빙하가 녹고 있다”는 말은 곧바로 “곧 바다가 넘친다”는 위기감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 직관적인 연결은 실제 과학적 설명과는 다소 다른 방향으로 과장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인식이 생기는 데에는 시각적 이미지의 영향이 크다. 빙하 붕괴 영상은 강렬하고 이해하기 쉽다. 눈앞에서 무너지는 장면은 변화가 빠르고 즉각적인 결과를 낳을 것처럼 느끼게 만든다. 또 ‘빙하’라는 단어 자체가 하나의 덩어리처럼 인식되다 보니, 그것이 사라지면 같은 양의 물이 즉시 바다로 더해질 것이라는 생각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문제는 이런 이미지가 실제로는 서로 다른 유형의 얼음과 서로 다른 시간 규모를 구분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과학적으로 보면, 모든 빙하가 해수면 상승에 동일하게 기여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바다에 떠 있는 해빙은 녹아도 해수면을 거의 변화시키지 않는다. 반면 육지 위에 존재하는 빙하나 빙상은 장기적으로 해수면 상승에 영향을 준다. 그리고 이 영향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처럼 단기간에 급격히 나타나기보다는, 수십 년 이상에 걸쳐 누적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과정은 느리고 불균등하며, 지역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그래서 체감되는 변화는 미미해 보이지만, 관측 자료에서는 분명한 추세로 확인된다. 여기서 사람의 직관과 과학적 시간 감각은 다시 한 번 어긋난다.

 

결국 빙하가 녹는다는 사실이 곧바로 바다가 넘친다는 의미는 아니다. 우리가 그렇게 느끼는 이유는, 빠르고 극적인 장면에 익숙해진 인식 때문이 크다. 과학은 갑작스러운 붕괴보다, 느리지만 되돌리기 어려운 누적 변화를 더 중요하게 본다. 이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빙하 이야기는 늘 과장처럼 들리거나, 반대로 필요 이상으로 공포스럽게 느껴진다. 빙하와 해수면의 관계를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당장 눈에 보이는 변화보다 시간이 만들어내는 방향성을 읽는 일에 가깝다.

지구 평균 기온 1도가 왜 이렇게 큰 문제로 다뤄질까?
이런 장면들이 반복 노출되면서, 빙하가 녹는 과정이 곧바로 도시 침수로 이어진다는 인식이 만들어진다.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TAG
more
«   2026/0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